교동 고분군
(가설)
정치·사회적으로 확실한 권위를 보장받지 못했던 창녕지역 (소위)정치엘리트 집단은 사람을 희생해서라도 정권을 과시하고 유지하기 위해 순장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소유하고 있던 노비나 시종을 순장하기에는 어느 정도 무리가 있어, 보상을 빌미로 은밀하게 순장자를 모집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송현'은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지만 부모님과 함께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10살이 되던 해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여의게 되어 어린 나이에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부양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하며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부양하던 '송현'은 힘든 시간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또래들처럼 같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을 만나 풋사랑을 싹틔우고 있었다.
그러나 행복은 잠시, 마을에 큰 돌림병이 돌아 '송현'이 몸져눕게 되었다. 얼마 후 병을 털고 일어났지만 후유증으로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불행히도 그동안 해왔던 일들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송현'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삯바느질 밖에 없었고. 그 품삯으로 어린 동생들의 끼니를 겨우 연명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송현'은 오히려 집에 해만 가한다는 생각이 깊어져 갔다. 그런던 어느 날 '송현'은 순장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어린 동생과 어머니를 위해 끝내 순장을 결심하게 된다.
순장 하루 전 마지막 밤, 보상품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온 '송현'은 눈물을 흘리며 가족과 남은 시간을 보냈고 사랑했던 정인에게 오른쪽 귀고리 한 짝과 함께 마음을 건넸다. 다음 날 '송현'은 가족의 안녕과 정인에 대한 사랑을 마음속에 품고 피우지 못한 꽃봉오리를 간직한 채 순장되었다.